최근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몸에서 녹는 혁신바이오나노소재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SW의료기기(SiMD, SaMD), 피지컬 AI 의료기기 등 혁신의료기기는 사람에 적용하기 전 반드시 비임상시험을 통해 생물학적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전북엔 마땅한 시험기관이 없어 지역 의료기기와 의약품 기업들은 비임상시험을 위해 타 시도나 해외 기관에 의뢰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이제 지역 의료기기와 의약품 기업들이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In-Vitro(체외) 용출물 시험을 통한 세포 독성 분야 비임상시험실시기관(GLP; Good Laboratory Protocol)에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지정으로 전북대가 발급하는 비임상시험 보고서는 국내는 물론 미국 FDA 제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지정은 전북대가 3년의 노력 끝에 얻은 성과고, 전북특별자치도 최초 사례다. 지역 의료기가 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은 의약품, 의료기기, 농약, 화학물질 등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국제적 규격으로, 시험 결과의 신뢰성과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이 GLP 기준을 통해 시험기관을 관리하고 인증한다.
특히 이번 GLP 지정으로 지역의 기업들이 지역 내에서 직접 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비용·시간 부담이 크게 줄고 연구개발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는 2022년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의 하나로 ‘혁신의료기기 비임상센터(센터장 손정민)’를 설립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첨단 인프라를 갖춰왔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센터는 전국 의료기기 기업에도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피지컬 AI 의료기기, 몸에서 녹는 혁신바이오소재 등 차세대 기기의 안전성 검증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운영책임자인 박찬희 교수(기계설계공학부)는 “향후 전북대는 체외 시험뿐 아니라 체내 동물실험 GLP 시험 항목까지 확대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가노이드, MPS(Micro Physiological System), 컴퓨터 모델링·시뮬레이션(CM&S) 등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첨단 시험법 연구에도 나서 글로벌 수준의 비임상시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GLP 지정은 지역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반”이라며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비임상시험을 제공해 혁신의료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